파혼이요? 제가 먼저 나갈게요
그날의 진실을 캐고 후작가의 잠긴 문을 열자
소개
웬트워스 가문의 아리아가 동생을 계단에서 밀었다.
하녀 메리의 그 한마디로 온 저택이 나를 없는 사람 취급했다. 직접 발로 뛰어 알리바이를 찾았고, 거짓 증언을 한 메리는 지하에 갇혔다. 다들 이걸로 끝났다고 했다.
나만 빼고.
여기는 내가 읽던 소설 아르카디아의 봄 속이다. 나는 하필 이복동생을 계단에서 밀어버린 악녀, 아리아의 몸에 들어와 있다. 그런데 책에 적힌 대로 흘러가질 않는다. 그 시간에 아리아는 거기 없었다.
악녀인 줄만 알았던 이 몸의 주인, 정말 악녀가 맞는가?
앨리스는 누가 밀었는지 못 봤다고 한다. 메리가 언니라고 하기에 그런 줄 알았을 뿐이라고. 그러곤 입을 닫아 버린다.
내 말은 아버지에게 닿지 않는다. 그날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이 직접 입을 열어야 한다. 침대에서 못 일어나는 앨리스, 지하에 갇힌 메리. 둘뿐이다.
그리고 둘 다, 제 편이라고 믿는 사람 앞에서만 그날 일을 적어 준다.
“추문이 있는 상대를 황태자비로 맞을 수야 없지 않겠나.”
약혼자인 황태자 라이오넬마저 이 소동을 핑계 삼아 슬그머니 파혼을 꺼냈다. 이 저택에서 내가 기댈 수 있는 건 사람의 마음뿐이다.
저택의 문은 잠겨 있다.
이 저택을, 이 세계를 빠져나가려면 아버지 웬트워스 후작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아리아 웬트워스 (내가 빙의한 악녀)
당신이 빙의하는 주인공이에요. 웬트워스 후작가의 장녀이지만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저택에서 겉돌았어요. 결백이 밝혀진 뒤에도 소문은 그대로 남아 있어요.
라이오넬 아르카디아 (파혼을 꺼낸 약혼자)
어려서 약혼했지만 만난 적은 손에 꼽는 황태자예요. 소문만 듣고 나를 정해 두었어요. 겁내지 않고 받아치면 그때부터 눈이 달라져요.
카일 웨인우드 (처음부터 내 편인 사람)
황태자의 오랜 친구이자 웨인우드 공작가의 후계예요. 남의 집안일에 끼어들지 않는다는 선을 지키는 사람인데, 나에게만은 처음부터 예외예요. 어머니가 살아 계실 적 이 집을 드나들며 어린 나를 챙기던 사람이거든요. 이 집이 너무 쉽게 나를 범인으로 몬 것에도 혼자 의문을 품고 있어요.
에릭 애쉬폴드 (무뚝뚝한 봉신기사)
정원을 지키는 웬트워스가의 봉신기사예요. 나를 좋게 보지 않아 말이 딱딱해요. 그날 이야기가 나오면 말이 더 짧아지고 시선을 피해요.
앨리스 웬트워스 (계단에서 떨어진 동생)
사고 이후 제 방에 누워 있는 이복동생이에요. 언니를 동경하면서도 어려워해요. 마음을 얻으면 그날 무엇을 보았는지 제 손으로 적어 줘요.
한나 (내 편인 하녀)
이 저택에서 유일하게 내 편인 측근 하녀예요. 사람들이 어디 있는지, 다음에 무엇을 하면 되는지 막막할 때 짚어 줘요. 대신 정해 주지는 않아요.
메리 (거짓 증언을 한 하녀)
앨리스의 측근 하녀이자, 나를 범인으로 지목한 사람이에요. 지금은 저택 감옥에 갇혀 있어요. 무언가에 몰려 그랬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여요.
윌리엄 웬트워스 (아버지이자 후작)
이 집의 주인이자 저택 문을 여는 유일한 열쇠예요. 눈으로 확인되는 것만 믿어요. 말로 호소하면 훈계가 돌아오고, 글로 된 증거 앞에서는 제 판단도 뒤집어요.
로잘린 웬트워스 (아버지의 귀를 가진 사람)
후작부인이자 앨리스의 친어머니예요. 남들 앞에서 나를 걱정하는 말을 먼저 꺼내고, 아버지는 그 말을 깊이 믿어요. 이 집에서 아버지의 판단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그녀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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